Page 92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P. 92
점에서, 풀무덤=초분草墳(=1차 장葬)을 통해서 탈육脫肉한 후 세골장洗骨葬
(=2차 장葬. 원장/본장)을 하는 이중장제二重葬制와도, 시신의 소멸을 조류에
7)
맡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장과도 다르다. 이를 증명해주는 기록들이
있다. 즉 『오월춘추吳越春秋』에서 “옛날에는 사람들이 질박하여…사람이
죽으면 띠풀로 싸서 들판에 버렸는데, 효자는 부모가 날짐승 들짐승에게
먹히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해서 활을 쏘아서 지키고, 날짐승 들짐승의 해
8)
를 끊었다.” 라고 한다. 이를 보면 매장 이전에 천장을 하지만 들짐승 날
짐승들이 시신을 해치는 것을 막았음을 알 수 있다. 어쨌든 풍장 혹은 조
장 같은 ‘천장’이 진행되다가 차츰 ‘매장埋葬’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장葬’은 ‘잡풀 우거질 망茻’과 ‘죽을 사死’ 합한 것
사실 장사 지낼 ‘장葬’ 자는 ‘잡풀 우거질 망茻’ 자와 ‘죽을 사死’ 자를 합한
것이다. 글자 그대로 사람이 죽으면[死(=屍身)] 풀섶[茻]으로 싸서 들판에 내
다버려두었던 풍습과 관련된 것이다.[도표1 참조] 망茻은 풀[屮]이 우거진 모
양이다. 사死 자는 앙상한 뼈 알歹 자에 사람 인人 자를 합친 것으로 사람이
죽어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장葬은 원래 죽은 이를
풀섶으로 싸서 들판에 내다버린 모양이다. ‘사死’ 자 시(尸, 屍)의 최초표기
7) 천장을 조장鳥葬이라 보기도 하는데, 조장이란 풀이 우거진 수풀 속에 내다버려 새나 짐승, 벌레가 시
신을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 후술하는 조弔 자가 말해주듯이 짐승들을 쫓는 것이 있기에 조
장으로 보기는 어렵다. 조장과 풍장에도 지역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한다. 풍장 등에
대해서는 장철수, 『옛무덤의 사회사』, (웅진출판주식회사, 1995) 및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 초분』, (국립민속
박물관, 2003)을 참고 바람.
8) 『吳越春秋』 卷九: 古者人民朴質, 饑食鳥獸渇飲霧露, 死則裹以白茅, 投於中野, 孝子不忍見父母為禽
獸所食, 故作彈以守之, 絶鳥獸之害.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