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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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의 세계 8
간다라 미술로 보는 부처님 출가기 미술
유근자 | 동국대 겸임교수·미술사
성도成道를 향해 가는 싯다르타의 여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은
태자 시절 아버지를 따라 참석한 농경제農耕祭 때 일어난 일이다. 잠부 나
무[염부수閻浮樹] 아래에서 명상에 잠겼던 태자 시절의 행복한 경험은 출가
한 수행자 싯다르타가 혹독한 고행을 포기하게 하고 결국 성불로 향하게
하는 나침반이 되었다.
잠부 나부 아래의 선정
부처님의 생애에서 특히 중요시 되는 몇 사건이 있는데 잠부 나무 아래
에서 첫 선정에 잠긴 사건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부처님 탄생지인 룸비니
는 주로 벼농사 중심의 농경 사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례행사로 열리
는 농경제는 카필라성의 축제이기도 하였다. 봄이 되면 씨앗을 땅에 심기
전에 행했던 농경제에 싯다르타 태자는 아버지 정반왕과 함께 참석했다.
정반왕은 아들 태자를 잠부 나무 아래의 시원한 그늘 아래 왕자를 머물
게 했다. 나무 아래의 땅에는 최상의 천이 깔려 있었고 머리 위로는 형형
색색의 천으로 만든 일산日傘이 설치되었다. 동행했던 시녀들과 호위대는
정반왕이 쟁기질 의식을 거행하는 장면을 보기 위해 태자 곁을 떠났다.
싯다르타 태자는 잠부 나무 아래에 앉아 아버지의 쟁기질 장면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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