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P. 67

허암 거사와 배우는 유식 5



               암송과 『유식삼십송』 … 결집과 여시아문



                                                          허암 | 불교학자·유식





              인도의 모든 종교 성전은 기본적으로 암송용으로 저작된 것입니다.

            파탄잘리가 지은 요가의 성전인 『요가 수트라yoga-sūtra』의 한 게송은 대

            략적으로 모음이 3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처럼 인도인이 엄격하게
            운율을 지킨 이유는 암송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
            도는 암송문화가 발전하였는데, 지금도 힌두교 지도자들은 힌두교 성전

            인 『우파니샤드』·『바가바드기타』 등을 대부분 외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도인은 모든 성전을 문자로 기록하지 않고 왜 암송했을까?
            고대 인도인은 성인의 가르침을 문자로 기록하면 ‘성스러운 것이 천박하게
            되거나 신비로운 힘이 사라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불교도 그 전통을 그대로 계승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도 수세기 동안

            제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암송되어 전해졌습니다. 이것을 한자로 표현하
            면 사자상전師資相傳 또는 사자상승師資相承이라고 합니다. 사자상전師資相
            傳에서 사師는 스승, 자資는 제자, 상相은 서로, 전傳은 전하다, 즉 ‘스승과

            제자가 서로 이어 받아 전한다’는 뜻이며, 사자상승이란 ‘스승과 제자가

            서로 이어간다(承)’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진리[법]의 가르침을 스승으로부
            터 제자가 이어 받아 또한 그 제자가 그의 제자에게 전해주는 방식이었습
            니다.

              불교에서 암송문화의 전통을 알려주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결집’과



                                                                        65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