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고경 - 2019년 1월호 Vol.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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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결집의 산스크리트어 ‘상기티saṃgīti’를
           분석해보면 그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상기티saṃgīti에서 상sam은 ‘함께
           with’, 기티gīti란 ‘암송하다, 노래하다’, 즉 ‘함께 암송하다, 함께 노래하다’

           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합송合誦이라도 번역합니다. 그러므로 결집이란 부

           처님의 가르침을 문자로 기록하여 보존한 것이 아니라 함께 합창하여 그
           가르침을 전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전통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문자화하기 시작한 기원 전후, 약 500년 지속됩니다.

             암송해 전하면 문자보다는 부정확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문자로 기록하는 것보다 암송하여 전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지금
           은 고인이 되셨지만 명창 박동진 선생님께서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8시간
           동안 서서 「춘향전」을 공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박동진 선생님께서

           는 「춘향전」의 한 구절도 틀리지 않고 완창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창’이

           일정한 운율에 따라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제자들도 일정한 운율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암송하였기 때문에 가능
           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암송의 전통과 중요성은 대승불교[유식불교]도 그대로 전승합니다.

           유식불교의 대표적 논서인 『유식삼십송』에서도 그대로 계승되는데, 제1게
           송 본문을 살펴보면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ātmadharmopacāro  hi  vividho  yaḥ  pravartate/vijñānapariṇāme

           'sau pariṇāmaḥ sa ca tridhā//(1abcd)
             由假說我法 種種相轉 彼依識所變 此能變唯三(제1게송)



             우선 산스크리트 본을 보시면 제1게송의 모음이 33개입니다. 이처럼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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