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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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고 우유죽을 드시자 몸에서 빛이 나고 기력이 회복되었다(『과거현재인
과경』 권3, <사진 1> 향좌측 장면).”
<사진 1>은 향우측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는데 석가 보살의 고
행, 고행을 그만두고 네란자라 강에서 목욕하는 보살, 수자타로부터 공양
을 받는 석가 보살로 구성되어 있다.
길상초를 보시받는 석가 보살
기력을 회복한 석가 보살은 ‘과거의 부처님들은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
에 이르렀을 때 어떤 자리에 앉았을까’ 하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것은
풀로 된 자리였음을 곧 깨닫게 되었다. 어떻게 풀로 된 자리를 구할 수 있
을까 생각하자, 석가 보살의 오른쪽에서 풀을 베고 있는 사나이가 눈에
들어왔다. 『방광대장엄경』에 의하면 ‘보살이 깨끗한 풀 위에 앉아서 정각
을 이룰 풀을 줄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하자 제석천이 몸을 변화시켜 풀
베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는 보살의 오른편에 서서 가깝지도 않고 멀지
도 않은 자리에서 풀을 지니고 서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풀은 청정하
고 아름다우며 공작새의 깃털처럼 또는 고급 양탄자처럼 부드럽고 향기
로운 냄새를 풍기었다. 더군다나 그 풀은 모두 오른쪽으로 말려 있었다.
석가 보살이 다가가서 그 사나이의 이름을 물으니 길상吉祥이라는 뜻의
솟티야(Sothiya, 吉祥)라고 했다. 솟티야로부터 길상초를 받은 석가 보살은
보리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간다라의 불전도 가운데 <길상초를 보시 받는 석가 보살(사진 2)>의 구
성은 아주 간단하다. 풀베는 솟띠야의 머리 뒤에는 나무가 있고 풀은 이
미 석가 보살의 손에 건네진 후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솟띠야는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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