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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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낮은 사람이 입는 짧은 하의下衣를 걸치고 합장하고 있으며, 그의 허리

            춤에는 풀을 베는 도구가 꽂혀 있다. 그와 석가 보살 사이에는 풀이 소복
            이 쌓여 있으며 보살의 뒤에는 수염이 덥수룩한 헤라클레스 모습을 차용

            한 금강역사가 금강저를 손에 든 채 그를 호위하고 있다.



              보리수 아래에서 만난 석가 보살과 마왕



              풀 베는 청년 솟티야로부터 길상초를 받아든 석가 보살은 보리수 아래
            로 발길을 옮겼다. 보리수 아래에 석가 보살이 앉자 마왕은 그가 곧 깨달

            음을 이룰 것이라는 걸 예감하고는 온갖 방해를 시작했다. 보리수 아래에
            자리를 마련한 보살은 ‘내 이제 이곳에 앉아서 번뇌의 바다를 건너지 못

            하면, 차리리 이 몸을 부수어버릴지언정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고
            서원했다. 그러자 욕계欲界의 주인인 마왕 마라가 나타나 이 보리수 아래

            는 밤이 되면 귀신과 야차 등이 자주 와서 사람의 고기를 먹는 무서운 곳
            이니, 우루웰라 촌락에 가서 머무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회유했다. 보살

            은 ‘이곳은 지난 옛날 모든 부처님도 이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고 하면서 떠나지 않았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에서는 ‘마왕이 보리수 아래를 택해 깨
            달음을 이루려는 보살을 방해하기 위해 그 앞에 동자로 변신해 나타났

            다’고 전한다. <보리수 아래에서 만난 부처님과 마왕(사진 3)> 불전도는 보
            리수 아래에서의 보살과 마왕 마라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 보살이 앉

            을 보리수 아래에는 솟티야에게서 받은 풀이 깔려 있고, 그 아래에는 『근
            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에 ‘성난 얼굴을 한 채 작은 심부름꾼 동자로

            변신한’ 마왕이 꿇어앉아 부처님께 간청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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