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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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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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雖物而非物. 是以物不即 名而就實, 名不即物而履 真. 然則真諦獨靜
114)
113)
於名敎之外, 豈曰文言之能辨哉? 然不能杜默, 聊復厝 言以擬 之.
[3] ① 그러한 즉 인식대상과 인식주체는 완전히 일치하며, 진실한 경
계(진제)와 현상(속제)도 별개가 아니고 서로에 내재되어 있다. 이 이치는
눈에 보이지 않고 미묘하며 또 그윽하고 은밀하기에 지혜가 얕은 사람들
이 능히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최근의 논의 가운데 반야사
상(공종空宗)에 대한 (학파學派·학설學說들) 서로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
무릇 서로 다른 입장에서 (어떤 이치를 토론해) 동일同一하고자 하면 어떤 견
해가 같을 수 있겠는가? 이로 인해 여러 학설·학파들이 경쟁하듯이 등
장 했지만 그 이치는 결코 같지 않다. 왜 그런가? ②[1] 심무종은 “만물에
대해 집착하지 않고 공적空寂상태(집착 않음)를 유지하지만 만물이 없는 것
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식 주체는 공(아공我空)이나 인식대상은 공
이 아니다(법공法空은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심무종은 마음이 공한 것
은 파악했으나, 만물 자체가 공한 점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③[2] 즉색종
은 “색이 스스로 색이 아님”을 밝혀 “비록 색이나 스스로 색이 아니다.”라
고 주장했다.[색(사물. 예를 들어 연필이라는 개념, 즉 개념화된 색)은 스스로 색
(연필이라는 개념)이 되지는 못한다. 사람들이 그 (연필이라는) 이름을 불러줘
야 비로소 색(연필이라는 개념)이 된다. 그래서 색(연필이라는 개념)은 색(연필
111) ‘즉即’은 ‘… 때문에’라는 의미다.
112) ‘리履’는 본래는 ‘밟다·행하다’는 의미이나 뜻이 변해 ‘있다’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113) 착厝은 명사로 숫돌이라는 의미. 동사로 ①놓아두다·배치하다, ②관棺을 놓아두다·가매장하다
등의 의미가 있다. 한자 厝은 ①숫돌 착 ②둘 조 등 두 가지로 발음된다. 여기서는 차借 즉 ‘빌리다’
는 의미로 사용됐다.
114) ‘의擬’는 추측하다, 논술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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