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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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언어·가르침·개념을 벗어나 홀로 고요히 존재한다. 어찌 글과
말로 진리를 분명하게 밝히겠느냐? 그러나 침묵하지 못하고 말에 의지해
간략하게나마 진리를 논술하고자 한다.
116)
115)
[4] ①[1] 試論之曰: 《摩訶衍論》 云: “諸法亦非有相, 亦非無相.” 《中
117)
118)
論》 云: “諸法不有不無者, 第一 真諦也.” ②[2] 尋夫不有不無者, 豈謂
119)
122)
121)
123)
120)
滌 除萬物, 杜塞視聽, 寂寥 虛豁, 然後為真諦者乎? 誠以 即 物 順
通, 故物莫之逆; 即偽即真, 故性莫之易. 性莫之易, 故雖無而有; 物莫之
逆, 故雖有而無. 雖有而無, 所謂非有; 雖無而有, 所謂非無. 如此則非無物
也, 物非真物. 物非真物, 故於何而可物?
[4] ①[1] 시험 삼아 말해 보겠다. 『마하연론(대지도론)』은 “제법[모든 사
물과 관념]은 모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습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중론』은 “모든 사물과 관념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는 이것이 최고의 진리이다.”라고 말씀하셨다. ②[2] (위의) 두 논이
말한 ‘불유불무’라는 것을 탐구해 보면, 어찌 (생각 속에서) 만물을 없애고,
보고 듣는 것을 틀어막고, 소리도 사물도 그 무엇도 없이 텅 비어야 진리
115) 이하 [1]부터 [9]까지는 승조가 경론을 인용하고 이치를 들어 공사상을 설명한 것이다.
116) 구마라집이 405년 한역漢譯했다.
117) 구마라집이 409년 한역漢譯했다.
118) ‘제일第一’은 ‘유일唯一’이라는 의미다.
119) 척滌은 동사로 ① 씻다, 빨래하다. ② 청소하다. ③ 제거하다 등의 의미가 있다. ‘척죄소滌罪所’는 ‘연
옥煉獄’이라는 뜻이다.
120) 소리가 없는 것이 적寂이고, 사물이 없는 것이 요寥이다.
121) 성誠은 ‘참으로, 진실로’라는 의미다.
122) 즉即은 파악하다는 의미다.
123) 물物은 사물의 본성, 즉 ‘비유비무적인 존재’의 본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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