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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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체득한 진리가 매우 심오해 보거나, 깨닫기가 얼마나 어려

           운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대지도론』에서는 “부처님은 인간 세상에 태어나 대인大人의 법을 부리

           는 까닭에 비록 큰 자비가 있다 해도 청하지 않으면 말씀하지 않는다. 만
           일 청하지 않았는데도 말씀했다면 외도外道에게 조롱 받을 것이므로, 처

           음에는 반드시 청함을 기다리는 것이다. 또한 외도들은 범천을 숭상하는
           데 범천이 스스로 부처님께 청하면 곧 외도의 마음도 굴복한다.”라고 이

           야기하고 있다.
             간다라의 범천권청 장면은 중앙에 선정에 든 부처님이 있고, 양 옆에

           는 법을 청하는 범천과 제석천이 합장하고 서 있다. 부처님은 통상의 그
           리스 풍의 간다라 부처님과는 다른 외모를 하고 있는데, 한쪽 어깨를 드

           러내고 두 발을 노출시킨 채 선정에 든 모습은 바로 인도의 요가 수행자
                             의 자세에서 유래한 것이다. 부처님의 오른쪽[향좌

                                  측]에는 범천이, 왼쪽[향우측]에는 제석천이 부
                                      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서 있다(사진 1).



                                         간다라 불전도 속의 범천은 수행자를,

                                       제석천은 왕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서로
                                       모습이 다르다. 범천은 수행자처럼 긴

                                           머리칼을 올려 묶고 장신구를 걸치
                                                     지 않은 모습인 반면, 제

                                                         석천은 긴 머리칼
                                                          대신 터번을 쓰고

           사진 2. 바라나시 갠지스강에서 만난 수행자, 2006년 촬영.            귀걸이,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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