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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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봉우리에서

              누군가에게 떠밀려 떨어지더라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해처럼 허공에 머물진저.



              악인에게 쫓기어
              금강산에서 떨어진다 해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을진저.



              원한을 품은 적들이 에워싸고

              칼로 해치려 해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악인들 모두 자비심을 일으키게 할진저.



              억울하게 나라의 법을 어겨
              사형에 처하는 형벌을 받게 되어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칼날이 조각조각 부서지게 될진저.



              옥에 갇혀 목에 나무칼을 쓰고

              손과 발에 차꼬를 차고 있어도
              관음을 염하는 그 힘으로

              석연히 풀려날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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