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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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잎은 눈 속에서도 겨우내 푸르고                밀엽투산관동청 密葉鬪霰貫冬靑

               명월은 누가 나누어 작은 샘에 떨어졌나?               소화탁상발추영 素花濯霜發秋榮



              선사는 남국의 아름다운 나무 차나무의 생육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우선 화려함과 후덕함의 대명사 후황의 상서로운 기운으로 차나무가 태

            어났음을 표현하고 있다. 즉, 제아무리 밭에 좋은 종자를 뿌려도 밭이 후
            덕하지 못하고 자연의 이치를 모르면 생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명을 받아 아름다운 성품의 나무를 인연으로 맺어주니 차나무는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불천不遷의 모습으로 남국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아울러

            선사는 촘촘한 잎은 겨울의 눈발에도 떨어지지 않아 늘 푸르고, 서리를
            맞아 생명이 다하나 했더니 가을에도 흰 꽃으로 그 영화로움을 잃지 않는

            차나무의 모습을 예찬하고 있다.
              초의는 “다도란 신神, 체體, 건健, 영靈을 함께 얻는 것”임을 강조한다.

            ‘차는 물의 신[정신精神]이고, 물은 차의 몸[체體]’이라 한 사실에서 보듯, 차
            와 물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그래서 선사는 참되고 묘한 차 맛은 물과 차

            가 잘 어우러져야 함을 강조하고, 비록 체와 신이 온전하더라도 중정을
            잃을까봐 염려했던 것이다.



               그 가운데 현미함 묘하여 말하기 어려우니   중유현미묘난현中有玄微妙難顯

               참되고 묘한 맛은 물과 차가 잘 어우러져야 하네  진정막교체신분眞精莫敎體神分

               물과 차가 잘 어우러져도 중정을 잃을까 두려워    체신수전유공과體神雖全猶恐過
               중정은 건과 영이 함께하는 것에 있네.               중정불과건영병中正不過健靈倂



              차 맛의 현묘함은 말하기 어렵지만 진정한 차 맛은 물과 차의 절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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