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P. 42

을 했던 것이다. 정말 어려운 자리였으면 껌을 씹었겠는가.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결국 나도 꼰대 짓을 하고 말았다.
             “어른한테는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조심하고(솔직히 나는 이

           부분에서 딸애의 남자친구가 어른 앞에서 무심코 껌을 씹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

           다, 그런데 오죽이나 잘 할까, 그건 정말 노심초사다. 그 기사 아저씨와 똑같이 가르치
           려는 마음이 있는 것 아닌가), 그 아저씨는 자기 자식도 말을 듣지 않는 마당
           에 택시를 탄 손님에게 가르치려 하거나 대접받으려는 행동은 안 하면 좋

           을 것이고.”



             순수 무잡無雜한 ‘젊은 그들’



             이 말을 하지 않았어도 큰 딸애는 충분히 알았을 텐데 발설을 하고 말
           았으니, 택시 기사 아저씨와 내가 다른 게 뭐 있겠는가. 사실 애들이 훨씬

           더 잘 알고 순수하다. 그러 면에서 정말 가르칠 게 없다.
             몇 년 전 버스 안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중년의 두 남녀가 통로에 서서

           큰 소리로 얘기를 하자 앉아 있던 사람이 좀 조용히 말하라고 타일렀다.
           그러자 큰 소리로 말하던 남자가 화를 벌컥 내면서 ‘아니, 아까 내가 그 자

           리를 양보해 주었건만 고마운 줄을 모르고 그런 지적 질을 하느냐’고 소리
           를 질렀다. 그러자 앉아있던 남자가 ‘언제 양보를 해주었다고 그런 말을

           하느냐’고 받아치며 버스 안은 소란해졌다.
             버스안 사람들의 이목이 그들에게 쏠리며 시끄러워지자 버스가 정류장

           에 서면서 기사 아저씨가 ‘두 분은 내려서 말씀하세요’ 하고 주의를 주었
           다. 그러자 서있던 남자가 ‘그럼, 우리 내려서 자세히 따져볼까?’ 하자, 앉

           아 있던 남자가 그러자며 일어섰다. 두 사람이 버스에서 내리자 나는 속으



           40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