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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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칠십 넘게 살아보니 말이야, 저렇게 예의 없는 사람은 사회생활
에서 성공하기 어려워.”
“저녁 먹고 입가심하려고 껌을 씹은 거구요. 아이구 뭐, 아무 데서나
껌을 씹겠어요?”
딸애의 말에도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아니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어디서나 조심해야 돼.”
그런데, 참 미련하게도 나는 그렇게 말을 하는데도 기사 아저씨의 의
중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참고로 다음 날에서야 알아챘다). 아저씨의 연설
이 이어졌다.
“어저께 연인으로 보이는 두 젊은이가 내 차에 탔거든. 커피를 가지고
타 길래 차에서 마시지 말라고 했지. 그랬더니 차에서 커피를 마시지 말
라는 법이 있냐고 물어, 그래서 법으로 책정되어 있다고 했지. 그랬더니
알아보고 아니면 신고하겠다는 거야, 그래서 하라고 했지. 내가 모범 운
전자로 표창을 받은 사람이니까 제발 좀 신고하라고 했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아저씨의 말씀하는 모양이 좀 얄미웠는데, 그
건 아마 어른이라는 이름 아래 가르치고 대접받으려는 속마음을 감추지
못해서였으리라. 아마 이런 일을 남에게 들었거나 어디 기사에서 읽었으
면 젊은 애들이 버릇이 없어서 그렇지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의 가르치려고 하는 꼰대 같은 태도를 보니, 젊은이들이 신고하겠
다는 말이 나오겠다 싶었다. 지하철에서 노인이 앞에 서 있는데도 일어나
양보하지 않는다고 예의 없다느니 하면서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이 오갔
다는 기사를 볼 때도 ‘쯧쯧, 나쁜 젊은이 같으니’라고 했던 터인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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