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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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싶어 새벽에 교회에 나가서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했지.”
“어머, 이모 정말 잘하셨네요.”
우리들은 현명한 이모에게 박수를 쳐드렸다.
“아마 하나님 아니었으면 살지 못했을 거야. 둘째를 잃고 내가 반은 실
성한 듯 살았는데, 결국 하나님께 기도하고 다시 살아났지. 그런데 기도
를 해보니까 하나님은 나 같이 못난 사람도 사랑하시더라.”
아흔한 살 이모의 이 독백을 듣는데 정말이지 가슴이 뭉클했다. 이모
는 몇 번이나 못난 자신을 사랑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해했다. 요즘도 일주
일에 두 번은 반드시 교회에 나가서 기도한다는 이모의 살아오신 얘기를
들으면서 이모에게 종교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는가, 무엇보다 자신의 삶
에 종교를 잘 접목하면서 살아오신 이모가 지혜로워보였다.
언제가 어머니가 ‘너희 이모 집에 갔더니 내가 분명히 간다고 했는데도
교회에 가고 집에 없더라’며 혈육보다 교회가 먼저인 인사라고 열을 냈던
일이 기억났다. 그때는 어머니 편에서 들었는데, 이모의 고백을 듣고 보
니 이모는 누구보다 신심이 깊고 기도를 통해 삶의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감사할 줄 아는 종교인이 되었던 것이다.
그 뿌리 깊이 박힌 ‘한 생각’은 나에게 무엇인가
나는 이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모가 이젠 아들이 없는 것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모께서 막내
딸의 자랑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자주 사위가 들러 요리도 해주고 가고,
손녀 손자들이 예쁜 옷도 사다준다는 것이다. 가족 모두 교회에 나가서
무엇보다 기쁘고 더불어 손주들 자랑도 곁들였다. 그런데 참, 기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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