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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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이든 마음으로 지은 업이든 어떤 흔적으로든 남아 있기 마련이다. 나
는 강한 것만 믿고 젊은 날 함부로 했던 내 마음과 몸을 닦으면서 치유하
는 마음으로 한 동작 한 동작 세수심경을 만들었다. 불자라면 누구나, 아
니 사실 나는 불교에 입문하면서 ‘몸과 마음을 자유자재하게 다스릴 수 있
는 경지’를 꿈꾸었다. 내가 불가기공을 만들어 수련하고 있는 것도 내 꿈
을 이루기 위함이고,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내가 만든 불
가기공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 자유자재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연마하다 보면 달마의 역근·세수경
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동작은 『역근·세수경』의 위
태헌저韋馱獻杵의 2, 3세勢와 출조양시세出爪亮翅勢와 『아미임제기공·천
지장합결결장해구품』에서 나오는데 그림만 약간 비슷하다. 달마의 역근
은 근육을 바꿔 외부를 단련하고, 세수는 내부의 골수까지 단련하는 것
인데,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처럼 제4식 세수심경은 달마 역근·세수경
의 동작에 비해 좀 더 섬세하게 몸과 마음의 거울을 닦는 법이라고 보면
된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이 마음을 다스린다고 한다. 『황제내경·영추黃帝內
經·靈樞』, 「사객邪客」에서는 “심장은 군주지관君主之官으로 오장육부의 큰
주인이요, 정신이 머무는 곳(心者는 五藏六府之大主也요 精神之所舍也)”이라 하
였다. 마음이 심장에 있다 하여 함부로 사용하여 심장이 떨리는 일을 하
면, 폐에 무리가 가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다.
심폐(心肺: 심장과 폐)를 잘 조절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의 필수조건이다.
나는 특히 세수심경을 만들면서 심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손과 몸의 움
직임에 주목했다. 손에는 수삼음경手三陰經과 수삼양경手三陽經이 있어 혈
과 호흡의 기를 다스리는 역할을 한다. 손에는 혈과 기감이 가장 민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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