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P. 142

이것을 말한 뒤, 붓다는 “무명을 연하여 행이 있다. 행을 연하여 식이

           있다.……”라고 12지연기의 순관을 설하고, 또 “무명을 남김없이 소멸함
           에 의해 행의 소멸이 있다. 행의 소멸에 의해 식의 소멸이 있다.……”라

           고 12지연기의 역관을 설한다.
             후나하시는 이 경의 앞에서, 세계의 존재, 비존재에 대하여, 그 어느

           것에도 집착하여 사로잡히지 않는 중도가 제창되고 있는 것으로부터, 그
           것에 이어지는 뒷부분의 12지연기설은 ‘인생의 방식’만을 문제로 하고 있

           는 것이 아니라, ‘일체법의 존재방식’도 문제로 하고 있다고 추단推斷한다.



                “따라서 여기에는 ‘일체법인연생의 연기’가 설해지고 있는 것
                으로, ‘유정수연기’가 아니다. 그리고 ‘일체는 존재한다’라는 ‘유

                의 견해’와 ‘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의 견해’, 이것들 양
                방의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떠난 이 중도적인 사고방식은 그대

                로 ‘일체는 변화하면서 상속한다’는 사고방식이 될 것이다.”(「‘일
                체법인연생의 연기’를 둘러싸고」 前揭)



             이 해석에서는 일체법의 유무에 관하여 중도가 설해지는 까닭에 연

           기가 설해지는 것이 되며, 또 세계의 생멸이 설해지고 있는 까닭에 무상
           이 설해지고 있는 것이 된다. 초기불교에 있어 중도는 연기설로서 설명

           되었다고 하는 해석은, 근년 나카소네 미츠노부仲宗根充修가 제창하고 있
           다.(「중도사상과 연기설 ― 『가전연경』의 성립을 중심으로―」 『印度學佛敎學硏究』第53

           号第1号)
             이와 같이 후나하시는 이 경의 일절이 ‘일체법인연생의 연기→무상’의

           증거가 된다고 하고 있다.



           140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