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고경 - 2019년 10월호 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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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제1장과 제3장 말미에서 안내했듯이 ‘유정수연기’와 ‘일체법인연
생의 연기’라는 말을 사용해 초기불교에는 2종의 연기설이 있다고 최초로
주장한 것은 제1차연기논쟁의 참가자 아카누마 치젠赤沼智善이었다.
후나하시는 아카누마의 설을 인용하고 표현을 달리하는 정의定義도
나타내 보이고 있다. 논쟁의 종결로부터 대략 3년이 지난 1983년, 그는
제2차논쟁에서 큰 쟁점이 된 이 논제에 대하여 자신의 입장을 바꾸어
정리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 논문 「‘일체법인연생의 연기’를 둘러싸고
(「一切法因緣生の緣起」をめぐって)」(『佛敎學セミナー』第37号)에서 후나하시는 이렇
게 말하고 있다.
“‘일체법인연생’이란, ‘미혹의 생에 있어서는, 일체는 다양한 갖
가지 조건에 의해 조건 지워져 존재하는 것, 즉 조건에 의존하
는 것으로, 조건을 떠나 조건과 무관계로 존재하는 것은 하나
도 없다’라는 것으로, 그러한 것을 설하는 연기설을 ‘일체법인
연생의 연기’라는 것이다.”
그러면 ‘유정수연기’란 무엇인가. 같은 논문에 의하면, “유정이 미혹의
세계에 유전하는, 그 유전의 모습을 설하는 연기설”이라는 것이 되지만,
요컨대 3지~12지의 유지연기를 말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단지 후나하시의 ‘2종연기설’은 아카누마의 그것과 동일하지 않다. 아
카누마 자신도 인정하듯이 2종의 연기를 완전히 별개의 것으로 파악하
면, ‘일체법인연생의 연기’를 나타내는 ‘이 방면의 가르침은 극히 적다’(「불
교개론」제2장 연기 『佛敎敎理之硏究』所收 法藏館)
후나하시는 “이와 같은 아카누마 교수의 설에서는, ‘일체법인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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