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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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0호 | 『백일법문』 해설 80 입동이 지나자 북한산의 단풍이
날마다 마을로 내려온다. 만산홍엽
으로 곱게 물든 계절이지만 가을을
맞이하는 사람의 태도는 제각기 다
마음의 르다. 어떤 이는 마음까지 울긋불긋
작용 단계와 단풍으로 물드는가 하면 어떤 사람
들은 옷깃을 여미고 잿빛 고독을 느
인식 대상의 성질
끼기도 한다. 동일한 대상인데 왜 사
람들은 제각기 대상을 받아들이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감성이 달라지
서재영
는 것일까?
성균관대 초빙교수
마음 작용의 네 단계[四分說]
이처럼 마음은 어떤 단계를 거쳐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우리가 인
식한 대상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밝히
는 교설이 유식의 사분설四分說과 삼
류경설三類境說이다. 일반적으로 유식
唯識하면 아뢰야식을 중심으로 하는
서재영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
학원에서 「선의 생태철학연구」로 박사학 팔식설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유식
위를 받았다. 동국대 연구교수, 조계종 불
을 중심으로 하는 법상종에서 절반의
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불교신문 논설위
원,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을 거쳤다. 비중을 차지한다는 반학半學은 팔식설
저서로 『선의 생태철학』 등이 있으며, 포교
사이트 www.buruna.org를 운영하고 있다. 이 아닌 사분설과 삼류경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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