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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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입니다. 이것을 『열반경』에서는 더 자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살의 지위가 십지가 되어도 菩薩地盡十地,
불성은 아직 명료하게 알지 못한다. 尙未明了知見佛性.”
결국 보살의 수행단계가 십지가 되어도 견성 못 했다는 말입니다. 그
러니 성불해야만 견성이지 성불하기 전에는 견성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또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구경지보살은 어두운 데에서 물건을 보는 것과 같다.
究竟地菩薩, 如微闇中見物.”
어두운 곳에서는 물건의 바른 모습을 볼 수 없듯이 십지나 등각 위의
구경지보살이 불성을 보는 것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결국 일체 만법의
본모습인 자성을 보려면, 어두운 데에서 물건을 보듯 하는 수행단계를
지나서 밝은 햇빛 속으로 쑥 나서야 되는 것입니다. 즉 구경각을 성취해
서 성불하는 것이 바로 견성인 것입니다.
그럼 선종禪宗에서는 어떻게 말했는가? 선종의 스님들 중에서도 운문
종雲門宗의 종조인 운문雲門 스님께서 항상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십지보살이 설법은 구름 일고 비 오듯 하여도
견성은 비단으로 눈을 가린 것과 같다.
十地菩薩, 說法如雲如雨, 見性如隔羅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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