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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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담에는 동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동물의 특성이 잘 담겨져 있다. 특

            히 희생과 깊은 사랑에 관한 동물로는 사슴이 자주 등장한다. 구생록九生
            鹿, 서상록瑞相鹿, 사라바娑羅婆 사슴 이야기, 왕 사슴 이야기, 금빛의 사슴

            왕 이야기 등등 …. 그 가운데 자타카 본생담의 「니그로다 사슴왕」 이야기
            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바라나시의 브라흐마닷타 왕은 사슴 고기가 없으면 아예 밥

                을 먹지 않을 정도로 사슴고기를 즐겨 먹었다. 황금빛으로 된
                두 마리의 니그로다 사슴 왕과 사카 사슴 왕이 각각 오백 마리

                씩 사슴들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는데, 브라흐마닷타왕은 황금
                빛 사슴왕을 상서롭게 여기고 두 왕 사슴만 죽이지 않고 매일

                같이 사슴들을 죽였다. 하루는 새끼를 밴 암사슴을 대신해 니
                그로다 황금빛 왕사슴이 죽음을 자처하였다. 왕은 니그로다의

                말에 감명을 받고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 놓는 모습에 지
                금까지 자신이 행해온 것이 부끄러웠다.

                왕은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참회하며 ‘나는 너와 같이 자비심
                이 많은 자를 보지 못했다. 너로 인해 내 눈이 뜨이는 것 같구

                나. 너와 암사슴의 목숨을 살려 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니그
                로다 사슴 왕은 브라흐마닷타 왕에게 청하였다.

                ‘다른 네 발 가진 짐승들은 어찌합니까?’
                ‘그들의 목숨을 보호하겠노라.’

                ‘두 발 가진 새들은 어찌합니까?’
                ‘그들의 목숨도 보호하겠노라.’

                ‘물속에 있는 물고기들은 어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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