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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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흐마닷타 왕은 ‘앞으로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보호하겠

                다’고 말했다.”



              사실 사슴은 초식동물로 겁이 많은 동물이다. 인도에서는 겁이 많은
            사슴을 마음이 동요하는 것으로 비유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점

            에도 단점이 들어 있고 단점에도 장점이 들어 있기 마련이다. 장점에 더
            집중할 것인가, 단점에 더 집중할 것인가에 따라 인생이 좌우된다는 생각

            이 든다. 겁이 많기에 오히려 더 주변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불가기공 제10식 녹극고면鹿極顧面, 사슴은 약한 동물이기에 주변을 잘

            돌아보며 살피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돌아보는 동작을 녹극고면이라 이
            름 붙였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여 바라보는 동작인 녹극고

            면, 겉으로는 밖을 잘 살피고 안으로는 내면을 바라보는 수행자의 자세가
            깃들기를 바란다.

              사슴은 거북이와 같이 십장생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신령한 동물이다.
            무병장수하는 방법으로 사슴자세인 녹극고면鹿極顧面은 불가기공의 10가

            지 기본자세에서 녹보鹿步는 마보馬步, 상보象步, 후보猴步, 구보龜步에 이
            어서 하는 5번째 연속동작으로 몸을 옆으로 돌려 한 다리는 틀고 뒷다리

            는 구부리는 자세이다. 이 자세는 무술가武術家의 가라데空手道는 교차서
            기, 태권도의 꼬아서기 자세로 볼 수 있다. 쿵푸功夫에서는 쭈워판(坐盤, 틀

            어앉음세), 우슈武術에서의 장권長拳·남권南拳·소림기공少林氣功·태극기
            공太極氣功 등 중국의 무술가나 기공가에서는 헐보歇步라 한다.

              각각의 문파마다 자세의 명칭이 다르기 때문에 불가기공에서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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