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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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작이 탈 때 발생하는 탄소는 흙이나 유약의 산소

           를 끌어 내여 결합한다. 따라서 철분은 산소를 뺏기면서 푸른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비색이 바로 이런 환원 불때기의 절정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간간이 노란빛이 보이는 것은 산소의 맛을 약간 본 그
           릇들이다.

             나는 마음에 크게 담고 크기와 형태 등을 스케치했다. 내 가마 구조는
           환원염구조는 아니어서 철분 성분이 있는 사과나무재 유약을 쓰면 비슷

           한 색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발우와 연화형 접시, 대접, 찻잔 등을 만들어 보았다. 되도록 크기와

           형태를 원형 그대로 만들어 보았는데 세심한 부분과 공이 많이 들어가는
           공정에서는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사과나무재 유약으로 푸르스름한 색은 나타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것을 청자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였다.

             고려의 청자 발우가 있다면 나는 나의 사과나무재 발우가 있을 뿐.
             나름 소득은 있었다. 청자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어렵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내 방식의 색감의 그릇을 얻을 수 있었고 다양한 변화를 응용할
           수가 있었다. 도자기를 하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은 나의 모든 모티브는

           전통 도자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무궁무진한 보물창고와도 같다. 나
           는 이제 첫발을 들여 놓았을 뿐이다. 생각이 막히면 나는 박물관에 간다.

           그곳은 나의 곳간과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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