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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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다시 말할 것이 없느니라. 만일
이 일을 말한다면, 모든 세상의 하늘이나 인간들이 다 놀라고
의심하리라.’
사리불이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옵소서. 왜냐하면, 여기에 모인 무수한 백천만억
아승지 중생들은 일찍부터 여러 부처님을 친견하옵고 모든 근
성이 영리하여 지혜가 아주 밝사오니, 부처님의 말씀을 듣자
오면 능히 공경하여 믿으오리다.’ 그 때 세존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말하지 말라. 나의 법은
미묘하여 어렵나니 증상만 사람들이 이 법 들으면 공경하여 믿
지 않으리.’
사리불은 또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
대 말씀하여 주옵소서.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지금 여기 모인
대중 가운데 저와 같은 백천만억인들은 세세생생에 이미 부처
님의 교화를 받자왔나이다. 이 사람들이 반드시 공경하고 믿
고 긴긴 밤에 편안하게 이익이 많을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는 사리불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네가 은근하게 세 번이
나 청하였으니 어찌 말하지 아니하랴!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하여 분별해서 말하리라.’
그리하여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리 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자
세히 듣겠나이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시었다. ‘이런 미
묘한 법은 여래께서 때가 되어야 말하는 것이니, 마치 우담바라
꽃이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는 것과 같으니라. 사리불아, 너희들
은 부처님의 말을 반드시 믿을지니 그 말은 허망하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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