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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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 이야기는 차가 독성을 중

                                              화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암시
                                              한다.

                                                차가 가진 효능을 양생에 가
                                              장 먼저 활용했던 사람들은 도가

                                              道家이다. 『신이기』에 따르면, 단
                                              구자라는 사람이 불로장생을 위
           사진 1.  농사신 고구려오회분묘벽화 중 농사
                신으로 형상화된 신농씨.                 해 차를 마셨다고 한다. 일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여요지방 사람 우홍이 산에 들어가서 차 잎을 따

           다가 한 도인을 만났더니 푸른 소 세 마리를 끌어와서 우홍을 데리고 폭
           포산에 이르러 ‘나는 단구자라네. 그대가 차를 잘 만들어 마신다고 하니

           늘 (차를 얻어 마실 수 있는) 은혜를 입을 수 있을까 생각했네. 산속에는 차나
           무가 많으니 내가 도와 줄 수 있노라. 그대가 다음에 제사를 지낼 때에 남

           은 차가 있으면 도와주기 바란다’라고 했다.”
             차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문헌은 초의선사(1786-1866)의 「동다

           송」이다. 초의 선사는 신농씨(염제)를 인용하여 차의 효능을 “사람이 힘이
           나고 마음이 즐거운 것[炎帝食經云, 茶茗久服, 人有力悅志].”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차를 마시면 적체를 풀어 몸의 원기를 회복해 줄 뿐 아니라 답
           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준다는 것이다. 과거에 사람들은 차가 숙취를

           없애고, 잠을 적게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8세기 이후로 차 마시는 풍습이 널리 퍼졌다. 차의 전파에는 여러 가

           지 요인이 있지만,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의 향상이 가장 큰 영
           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좋은 차가 생산되면서, 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다구茶具도 발전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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