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20년 3월호 Vol.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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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융성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차

            의 유행과 그에 따른 차 문화의 발전
            은 좋은 차의 생산으로 인해 촉발되었

            다고 할 수 있다.
              명차 제조의 근간은 제다에 대한 깊

            은 이해에 있다. ‘제다’란 불을 이용하
            여 찻잎의 독성을 중화하는 과정이며,

            또한 차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
            정이다. 아울러 차의 향을 오래 보존                 사진 2.  단원 김홍도 군선도 세부도 (여
                                                      신선이 약초를 담고 있는 모습) 국보
            하고 보다 오랫동안 차를 즐길 수 있                      제139호(호암미술관 소장).
            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제다법의 발

            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당나라 시대의 육우(陸羽, 733-804)가 있다.
            육우는 제다의 원리에 대해 높은 수준의 이해를 가지고 있었고, 좋은 차

            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육우의 이러한 성공 뒤에는 선종의 역할이 있
            었다.

              육우 이전(8세기)의 제다법은 매우 조악하였다. 찻잎을 찐 후에 뭉쳐 쌀
            죽에 담갔다가 말리는 것이 과정의 전부였다. 차를 마실 때 덩이차를 불

            에 구워서 가루로 만든 후, 찻그릇에 넣고 여기에 파, 생강, 귤피 등과 함
            께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우렸다. 이런 차는 타물他物을 섞은 혼합차 형

            태인데 이런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량한 것이 육우였다. 육우는 찻잎만으
            로 차를 만드는 한편, 차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고안했다. 이

            런 방법은 이 당시에 상상하기 어려운 제다법의 향상이었다. 한편 제다법
            이 달라지면서 차를 끓이는 방법도 함께 변화했다. 차를 끓일 때 소금을

            넣어 차의 고삽(苦澁, 쓰고 떫은 맛)한 맛을 온윤溫潤하여 마시기 좋을 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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