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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請老還山. 王親餞于玄化寺, 賜茶藥金銀器皿綵緞寶物].”
윗글은 문종이 해린에게 차, 약, 금은 그릇, 비단과 보물을 하사했다는
것인데, 이는 왕의 전별 예품禮品이다. 해린이 왕사 직을 사양하고 절로 돌
아가기를 청한 것은 그만큼 그의 건강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추정
되는데, 이는 그가 열반했던 해가 1067년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왕은 몸소
현화사까지 전송할 정도로 그에게 지극한 예를 보였다. 그 연유는 무엇이
며 그와 문종의 관계는 어떠했는가. 이는 현종(재위 1009-1031) 때 법상종의
대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현종은 어린 시절 불우하여
고아처럼 자라야했다. 현종의 어려운 처지를 보살펴 준 것은 성종(재위
981-997)이었다.
그런데 목종(재위 998-1009)이 즉위하자, 현종의 처지는 더욱 어려워졌
을 뿐 아니라 목종
의 모후인 천추 태
후의 박해로 강제
로 삭발되어, 승교
사로 출가하는 처
지가 된다. 그런
데도 현종을 암살
하려는 천추 태후
의 음모가 지속됨
에 따라 위기를 느
낀 현종은 삼각산
사진 1. 전傳 북송 휘종 「18학사도」 부분(대만 고궁박물관 소장). 등지의 사찰로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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