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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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6호 | 차와 불교 4 고려시대 승원과 수행승들은 차
문화를 이끈 주체로, 승려는 점다點
茶의 기예나 품천品泉 등, 다사茶事 전
반에 일가견을 가진 전문가였다. 고
의천과 차 려 차 문화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
그리고 수행 현한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다
시茶詩에도 차 다루는 스님들의 솜씨
나 물을 감별하는 탁월한 안목을 묘
박동춘 철학박사
사한 대목이 있다. 「덕연원에서 머물
며 화답하다[和宿德淵院]」에서 “늙은
스님 일도 많구려/ 차를 평하다가 다
시 물을 평하려니[老衲渾多事 評茶復品
泉]”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고려의 차 문화
는 왕실 귀족과 수행승, 관료문인들
이 꽃피운 문화였다. 그런데도 승려
들이 차를 즐긴 정취나 승원의 풍모,
박동춘 동국대 일반대학원 선문화 전 차가 수행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볼
공, 철학박사. 응송 박영희 스님에게 초
수 있는 자료가 흔한 것은 아닌데, 승
의선사로부터 이어진 제다법 전승. 현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 한국전 려의 시나 『고려사』, 같은 사료가 남아
통문화대학교 겸임교수. 성균관대·동
국대 등에서 강의했고, 저서 『초의선사의 있어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차문화연구』 등 7권의 저술이 있다. ‘초
자료의 한계는 분명하여 편린片鱗처
의선사와 경화사족들의 교유에 대한 연
구’ 및 ‘한국 차 문화’ 전반을 연구하며, 럼 흩어진 자료를 엮어 이들이 구현
순천 대광사지에서 ‘동춘차’를 만든다.
한국차문화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했던 차 문화의 단면을 밝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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