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20년 6월호 Vol.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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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가 불경[釋典]과 경서經書 1,000권을 헌상하고, 또 흥왕사興
王寺에 교장도감敎藏都監을 주청하여 설치하였으며,요遼·송宋·
일본日本에서 서적을 산 것이 많기가 4,000권에 이르렀는데, 모
두 다 간행하였다[六月. 釋煦還自宋. 初, 煦至宋, 帝引見于垂拱
殿, 待以客禮, 寵數渥縟. 煦請遊方問法, 詔以主客員外郞楊傑爲
館伴. 至吳中諸寺, 皆迎餞如王臣禮. 王上表, 乞令還國. 詔許東
還. 煦至禮成江, 王奉太后, 出奉恩寺以待. 其迎迓導儀之盛, 前
古無比. 煦獻釋典及經書一千卷, 又於興王寺奏置敎藏都監, 購
書於遼宋日本, 多至四千卷, 悉皆刊行].”
위 내용은 의천이 송 황제에게 얼마나 극진한 대우를 받았으며, 송으
로부터 가져온 불경과 경서류를 가져와 흥왕사興王寺에 교장도감敎藏都監
을 설치, 수많은 서적을 간행한 사실도 드러난다. 당시 송 황제는 철종(哲
宗, 재위1085-1099)으로, 의천을 수행하는 관리까지 동행 시켜 구법 노정에
불편을 최소화해 주었다. 당시 오吳 지방의 여러 절을 순방할 때 이곳 승
려들이 극진한 예로 맞이했다. 이런 사실은 그의 「농서학사이억임천사시
견증인차운화수隴西學士以憶臨川寺詩見贈 因次韻和酬」에 잘 드러나는데,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향사 한 구역을 원람이라 부르니 一區香社號鴛藍
맑고 고요한 산문으로 가는 길, 푸른 산과 마주했네. 門徑淸虛對碧岡.
구름서린 울창한 숲 전각을 둘러싸고 密樹貯雲籠象殿
달빛 어린 얇은 장막, 불좌를 호위하네. 薄帷和月護猊床.
소나무 난간에서 강경 마친 뒤 시 읊느라 고심하고 講廻松檻吟魂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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