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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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청변 논사가 대답한다] “틀리지 않다. [그런데] 그 경
           전의 의미는 다른 외도外道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들이 가유假有의 온魂

           이외 작자作者와 식자食者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해 [붓
           다가] 그처럼 말씀하신 것이지, 외경外境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그같이 말

           씀하신 것은 아니다. 또한 『십지경十地經』에 ‘보살이 제6지에서 연기의 순
           관順觀과 역관逆觀을 철저하게 관찰하고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무명無明 등
           12지 가운데 고온苦蘊만 있고, 작자作者와 수자受者는 나타나지 않는다. 고

           뇌의 나무는 명백하게 이뤄져 있다고 확신하고 말했다. “불자들이여! 이와

           같다. 삼계는 오직 마음뿐이며, 명백하게 마음으로 이뤄져 있으며, 마음으
           로 쓰는 것이다. 마음 이외 다른 작자作者와 식자食者는 조금도 없다.”’라고
           나온다. 따라서 그 경전의 의미는 외경外境을 비판한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유식파가 다시 말했다: “외경外境이 공空함은 경전의 밀의密

           意이다. 『 (이만오천송)반야경』 「미륵청문품」에 ‘여기서 법성法性의 색色(형체)은
           어떤 것인가? 주관적으로 구상한 색色과 가유假有의 색色 거기에 상무자성
           성常無自性性[원성실성], 법무아성法無我性, 진실제眞實際[空性] 등 어디 것도 실

           제로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없는 것도 아니다. 가유假有의 외경外境이 공

           성空性과 식識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라고 나오기 때문이다. [청변 논사가]
           “이 경전의 말씀의 의미는 증익增益된 외경이 공空으로 나타나는 식識이 성
           립된다는 것이지 외경이 없는 식이 성립된다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여래

           가 알 수 있는 법성法性의 색色의 외경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증익된 것

           이 아닌 외경을 비판한 것이 아니고, 일체의 식 자체 이외 다른 실체實體의
           외경은 공이 아님을 말한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청변 논사는] 『중관심론』에서 “만약 가유假有의 외경

           이 공이므로 식識이 성립된다면(외경은 없고 식識만 있다는 것이 성립된다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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