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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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적된 대상[境]은 근식의 대상[所緣]이라고 주장하므로, 스스로를 인식하
는 인식은 자기의 형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중관심론』은 “다른 색色들을 집적한 것은, 그것
에서 보고 깨달은 지혜[覺慧]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연경이라고 주
장하고, 그것이 각혜覺慧의 인因이 되기 때문이다. 탐욕처럼 그것을 위해,
그대의 명제는 비량比量에 의해 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理由에 대
해 주석注釋[사택염]에서 “같은 종류의 극미진이 집적된 색이 소연경所緣境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왜 그런가 하면, 이처럼 극미진이 집적된 그것은 집
적된 색色 그것을 분명하게 보고 생기는 지혜의 원인原因인 사물로 변하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서 각혜覺慧의 인因으로 변한 그것은 집적된 것에 대
해 집중한다[소연所緣으로 한다], 예를 들면 탐욕의 대상에 대한 집착의 특
징은 여인의 몸 등이 모인 그 자체를 대상으로 애착하는 것처럼. 따라서
[유식파] 그대들이 집적된 색은 대상이 아니라는 그 명제는 비량比量에 의해
해를 입는다.”고 설명했다.
경전과 모순된다는 것은 ‘오식五識이 머무는 곳과 소연경所緣境은 집적된
것이다’라고 말하는 경전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만약 유식파 당신들이 말
한 대로 극미진極微塵이 모인 것이 근식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성립한다
면, 우리들[중관파]에게도 오류가 아니다. 우리들 [중관파] 역시 극미진이 모
인 것이 근식의 대상이라고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의 말들에 대해
『중관심론』은 “모인 것은 소립所立이 아니고, 그것을 비판한 것은 손해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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