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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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대상[境]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불합리하고, 극미진 여러 개가 모여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성립된
            다. 극미진 하나가 근식의 대상은 아니고, 근식의 대상이 되는 사물로 나

                                                           59)
            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묘유색근微妙有色根’ 처럼. 두 번째는
            성립된다. 극미진 여러 개가 모여도 근식의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존재하
            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달이 두 개로 나타나는 것처럼 이라
            고 [유식파는] 말했다. 이에 대해 청변은 『중관심론』에서 “하나의 극미진으로

            이뤄진 색은, 색을 인식하는 식識의 행동 대상이 아니다. 현현하지 않기 때

            문이다. 근根은 색色의 행동 대상이 아닌 것처럼. 극미진이 여러 개인 색은,
            마음의 행동 대상이라고 하지 못한다.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달이 두 개 뜨는 것처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청변은] 그대들이 극미진極微塵 만으로, 같은 종류

            의 것들을 모은 것이 아닌 다른 극미진으로 근식의 대상이 아님이 증명한
            다면 이미 성립된 것을 증명한 것이다. 우리들 [중관파] 역시 그것은 근식의
            대상이라고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중관심론』은

            “여기서 만약 상대방이, 집적하지 않은 색色과 심心의 작용 대상이 아니라

            고 증명한다면, 그것은 이미 증명된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만
            약 같은 종류의 극미진을 집적한 색은 근식의 작용 대상이 아님을 증명한
            다면, 실제적으로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이유는 우리들에게 성립

            되지 않는데, 같은 종류의 다른 극미진과 다른 극미진이 서로 결합해 집적

            되는 것을 우리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59)  dbang po gzugs can dang pa.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형색形色이 있는 감각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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