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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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有境의 자신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것을 설명하
           기 위해 『중관심론』에서 “경境으로 나타나는 것 이외, 마음의 다른 본성은
           무엇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 게송에 대해] 유식파는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다. 식識 자신이 자신의 본체에 머무르기 때문이며, 다

           른 경境의 모습으로 출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유리의 보석처럼.”이라
           고 답변했다. [유식파의] 이 의미는 유리 덩어리가 푸른색 등과 같이 놓이면
           유리의 본성은 분명해지고, 경境과 가까운 까닭에 푸른 색 등의 모습이 있

           다는 것이다. 이런 예처럼 식識에 경境이 나타날 때 소취所取[외경外境]의 모

           습과 스스로에 나타나는 능취[의식意識]의 모습 두 가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청변은] “그것은 불합리하다, [유리의] 예와 명제(증명해
                   70)
           야 될 대상) 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유리 덩어리가 푸른색 등의 경境과 같
           이 놓이면 경 때문에 유리 자신의 본질이 감추어지지 않기에 완전한 밝음
           을 드러내어 푸른색 등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지, 밝음을 갖기 바로 직전
           유리의 어떤 본성도 푸른색 등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이

           미 [밝음이] 막혔거나 멈췄기 때문이다. 따라서 [밝기] 직전의 유리의 밝음이

           경境과 가까이 놓이는 것이 막혔거나 멈췄기에, [밝은] 직후의 유리의 밝음
           이 푸른색의 모습을 띠는 것이 직전의 유리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
           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관심론』은 “다른 것처럼 태어나기에 둘

           로 나타나지만, [그것을] 유리와 같은 것은 아니다. 같이 놓이는 것에서 태

           어나는, 유리의 [직전의] 찰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직전의 유리] 그것은 막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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