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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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의 살아 있는 석가가                百億活釋迦,
                 취하여 춘풍 끝에 춤추는도다.             醉舞春風端”    4)



           2.  불교의 이상은 인간의 범주에 머물러야 합니까, 아니면 초월해야 합니까?

             불교에서 볼 때에는 생멸 즉 진여이며, 따라서 현실이 절대이므로 번뇌
           즉 보리이며, 중생 즉 부처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본래 일체를 초월하여
           일체를 구족한 절대적 존재이니 다시 초월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불

           타가 출현한 것은 중생이 본래 부처임을 전하는 것뿐이요, 중생을 제불로

           변성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진금眞金을 어떤 사람이 착각하여
           황토로 오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진금을 아무리 오인하여 황토라 호칭하여
           사용하여도 진금은 변함없이 진금 그대로입니다. 그러니 진금을 다시 구할

           것이 아니요, 오인된 착각 즉 망견만 시정하면 진금 그대로입니다.

             이와 같이 일시적 착각으로 본래진불本來眞佛을 중생으로 가칭하여 중
           생으로 행동하여도 진불은 변함없으므로 ‘불용구진不用求眞이요, 유수식
                        5)
           견唯須息見하라’ , 즉 ‘진’을 구하지 말고 오직 망견만 제거하면 됩니다. 중생
           이 바로 진불이며, 사바가 즉 정토이며, 현실이 즉 절대입니다. 그러니 누

           구든지 편협한 망견을 고집하여 겨울의 얼음을 모르는 여름의 하루살이가
           되지 말고 본래시불本來是佛의 진소식을 개오開悟하여야 합니다.












           4) 『금강반야바라밀경오가해설의』, 『한국불교전서』7, p.77b.
           5) 『신심명』, T48, p.37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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