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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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자나불 이마 위의 사람이   毘盧頂上人 ,
                 십자가두에 섰도다.                  十字街頭立.”    7)


            3. 진정한 의미의 인간 회복은 무엇입니까?

              인간은 본래 일체를 초월하고 일체를 구족한 절대적 존재이니 이것을 ‘본
            래시불’이라 합니다. 이 본래시불을 중생으로 착각하여 중생이라 가칭하며
            중생으로 행동하고 있으니, 이 망견을 버리고 본래불인 인간면목을 확인하

            는 것이 인간회복입니다. ‘진금’을 ‘황토’로 착각하였으나 활연히 각성하여 진

            금임을 확인하면 다시는 더 구할 것이 없음과 같습니다.
              또한 면경面鏡과도 같습니다. 본래 청정한 면경이 일시적으로 때가 끼어
            아무것도 비추지 못하나 그 때만 닦아 버리면 청정한 그 면경이 그대로 드

            러나서 일체를 비출 것이니 다른 면경을 구할 것이 없음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인간의 본래면목, 즉 심경心鏡을 덮은 때와 먼지를
            상세하게 규명하여 그 진애塵埃가 티끌만치도 없도록 철저히 제거함을 인
            간회복의 본령本領으로 삼고 있습니다. 심경을 덮고 있는 이 진애인 망견을

            추중麤重과 미세微細로 양분하여 추중은 제6식, 즉 현재의식이며, 미세는

            제8식, 즉 무의식無意識입니다. 이것만 완전히 제거하면 자연 통명洞明하여
            진불인 본래면목이 출현하는 것입니다.









            6)  『남악계기화상어록南岳繼起和尙語錄 권지3卷之三』 「주소주영암숭보사어住蘇州靈嵒崇報寺語」에 나오는 구절.
             『남악화상어록』은 타이완 신문풍출판사新文豊出版社가 영인한 『가흥대장경』 제34책에 수록되어 있다.
            7)  이 구절은 『오등회원』 권제19 「기주오조법연선사蘄州五祖法演禪師」 등 여러 곳에 나온다. 번화한 거리를
             의미한다. ‘인간 세상’ 혹은 ‘현실 사회’를 암시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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