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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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을 부수고 오너라,                          打破鏡來,
                 푸른 하늘도 몽둥이를 맞아야 하는도다.                 靑天也須喫棒.”     9)



           4. 종교 안에서 인간 문제가 해결되는 것입니까?

             종교를  일반적으로  유한有限에서  무한無限으로,  상대相對에서  절대絶
           對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불교에서는 유한이 즉 무한이며
           상대가 절대임을 주장합니다. 반면 일반 종교는 현실 외에 절대를 따로 세

           워서 자기가 생존하는 현실유한의 세계를 떠나 절대무한의 세계에 들어감

           을 목표로 삼습니다.
             불교에서는 현실이 즉 절대여서 인간이 절대무한의 세계에 살고 있으니
           절대세계를 다시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절대’를 ‘상대’로 착각하는 망견만

           버리면 삼라만상 전체가 절대이며 일체가 본래 스스로 해탈하니 불교의 진

           리는 인간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가령, 태양이 하늘 높이 밝게 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눈을 감고서는
           “어둡다, 어둡다”고 소리치면 눈뜬 사람이 볼 때에는 참으로 우스울 것입

           니다. 그러나 어둡다 한탄하지 말고 눈만 뜨면 자기가 본래 대광명大光明 속

           에서 살고 있음을 알 것입니다.
             이와 같으니 다만 눈을 가린 망견만 버리면 자연히 눈을 뜨고 광명이 본
           래 충만해 있었음을 볼 것이니, 눈만 뜨면 인간이 본래 절대 광명 속의 대

           해탈인大解脫人임을 알 것입니다.







           8) 『원오불과선사어록』, T47, p.745b.
           9) 『원오불과선사어록』, T47, p.72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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