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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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0호 | 차와 불교 8 조선 전기의 음다飮茶는 고려 말부
조선 중기의 차문화
터 차를 향유했던 스님과 문인들에
의해 어느 정도 이어졌지만(사진 1),
전대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겨우 고려
일미선一味禪 말기의 유형을 답습하는 데 그쳤을
실현위해 노력 뿐이며 양난兩難이후 더욱더 쇠락하
는 양상을 보였다. 그런데도 차가 나
는 지역의 토공土貢 차세는 여전히 부
박동춘 철학박사
과되었다. 그러니 이를 감당할 백성
들의 고통은 클 수밖에 없었는데, 이
런 폐단을 해결해 준 관료가 바로 점
필재 김종직(佔畢齋 金宗直, 1431-1492)
으로, 그가 함양 군수로 재임하던 시
절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김종직은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정치가요 유학
자였다. 그런데도 함양 군수를 자임
박동춘 동국대 일반대학원 선문화 전 한 것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서
공, 철학박사. 응송 박영희 스님에게 초
의선사로부터 이어진 제다법 전승. 현 다. 그가 함양 군수로 부임해 보니 이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 한국전
지역의 백성들은 차가 생산되지 않는
통문화대학교 겸임교수. 성균관대·동
국대 등에서 강의했고, 저서 『초의선사의 데도 차세를 납부해야했다. 이런 어
차문화연구』 등 7권의 저술이 있다. ‘초
의선사와 경화사족들의 교유에 대한 연 려움을 겪는 백성을 위해 그가 내린
구’ 및 ‘한국 차 문화’ 전반을 연구하며,
조치는 관에서 다원을 만들어 차세
순천 대광사지에서 ‘동춘차’를 만든다.
한국차문화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를 대납하는 것이었다. 그가 함양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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