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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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와 대상 사이에 무한한 인연이 그런 방식으로 지금
이 순간 성립함으로써, 그 대상이 그런 방식으로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뿐
이다. 다만 그렇게 나타났을 뿐이다. 그뿐이어서 일체가 무아無我이다.
인법무아人法無我 우리의 마음에 그려지는 모든 것이 무아다. 나의 몸
과 벽 등 나에게 나타나는 모든 것이 다 무아고, 이를 그리는 우리의 마음
또한 무아다. 인人과 법法의 둘이 모두 무아여서, 인법무아人法無我가 된다.
『능가경』에서는 이 두 가지의 무아상無我相, 곧 인무아人無我와 법무아法無
我를 잘 살펴야 한다고 하였다. 『원각경』 「보안보살품」의 게송을 인용한다.
“일체 중생의 몸과 마음은 모두 허깨비와 같음을 마땅히 알아
야 한다. 몸은 사대에 속하고 마음은 육진六塵으로 돌아간다. 4
대가 각기 흩어지면, 4대가 화합한 너는 어디에 있는가? 이같이
점차로 수행하면 일체가 모두 청정하게 되어, 움직임이 없이 법
계에 두루 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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