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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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이하의 세계 톰슨은 1897년에 음의 전기를 띠는 전자electron를
발견했다. 이는 전자가 원자를 구성하는 요소의 하나임을 의미한다. 원자
가 그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원자의 하부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원자가 나눠질 수 없다는 믿음은 여기서 붕괴됐다. 원자가 세계를 구성한다
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원자가 세계의 궁극적인 물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스 이후 지속돼왔던 원자의 개념이 근원적으로 바뀌면서, 물리학은
원자의 내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전의 관심사가 얼마나 많은 종류
의 원소가 존재하느냐 그리고 그들 원소의 물리화학적 성질이 무엇이냐 였
다면, 새로운 관심사는 원자의 구성요소가 무엇이고 이들이 어떤 형식으
로 서로 엮여져 있는지 즉, 원자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가 됐다. 원
자의 내부를 살펴보자.
원자의 모습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돼 있으며, 원자핵은 다시
양의 전하를 띠는 양성자proton와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neutron로 이
뤄져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질량이 거의 같고 그 질량이 전자 질량의
1,800배 정도다. 따라서 원자의 질량은 99.9% 이상 원자핵에 몰려있다.
아주 작은 원자나 원자핵의 크기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100억분의 1m
인 1옹스트롬A0을 기준단위로 사용하면 편하다. 전자는 그 크기를 잴 수
없을 정도로 작아서 거의 점이라고 생각되며, 양성자는 반지름이 1펨토미
터fm 정도이다. 1펨토미터는 1옹스트롬의 10만분의 1이다.
가장 간단한 구조의 수소 원자는 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로 이뤄져 있
다. 그 반지름은 0.5옹스트롬 정도다. 즉, 수소원자의 반지름은 수소 원자
핵의 반지름의 5만 배나 된다. 이 숫자가 너무 작은 것이어서 그 모양을 상
상하기가 어려우니, 크기를 좀 늘려보자. 원자핵을 반지름이 1cm인 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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