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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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에 대하여 해석을 가해서는 안 된다. 세상
분별의 극복 47, 65 일체에 대하여 사랑하고 미워하며 기뻐하고
슬퍼하는 갖가지 식정사려 다 버려야 한다.
의정을 타파하지 못한 즉 깨침을 해명하지 못
의정의 타파 60 하고, 일생을 번뇌에 이끌려 업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긴밀함[緊]만 있고 바른 견해[正]가 없으면 곧
쓸데없이 힘만 활용하는 것이고, 바른 견해
긴요함,
만 있고 긴밀함이 없으면 곧 깨치지 못한다.
바른 견해, 61, 62
이미 깨쳤다면 면밀綿密해야만 한다. 이미 상
면밀, 융활
응했다면 융활融豁해야만 교화의 경계[化境]가
된다.
영리한 마음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진정한
수행자라면 눈은 맹인처럼 하고, 귀는 귀머거
자만심 초월 66, 67
리처럼 하여 마음에 망념이 일어나려고 할 경
깨침의
우에는 마치 은산철벽을 마주한 것처럼 한다.
구체적인
방법
불법의 공부는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안
시행착오의 자각 68 된다. 다만 잘못된 착오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식신識神을 불사로 인정하는 것, 혹은 눈썹을
치켜뜨고 눈동자를 굴리며, 머리를 좌우로 흔
신통의 극복 70
들어 보이는 것 등에 무슨 기특한 것이라도
있다고 말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하나의 공안에만 마음을 집중해야지 일체의
공안의 극복 71
공안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불법의 공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무
기공無記空에 빠지는 것이다. 화두가 현전하면
어찌 무기공에 빠지겠는가. 다만 무기공에 빠
무기공의 극복 72
지는 것만 경계할 뿐 무기공을 제거하지 못한
다면 어찌 화두가 현전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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