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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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되는 것을 타락 중에서도 가장 큰 타락이라고 보니 이것이야말로
참되게 수도하는 근본 태도가 되는 것입니다.
요즘 보면 동네 이장만 되어도 만금 천자라도 된 것같이 행세하는 사람
들이 많습니다.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을 따른다면 부처님의 각오와 결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 반대로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참으로 자기를 잊고 무
상대도를 성취해서 일체 중생을 위해 이 대도를 위하는 큰 결심을 하는 사
람은 거의 없습니다. 불교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장사꾼이나 날품팔
이하는 사람과도 같습니다.
일반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목적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어느 회사의
직원이 되는 것이라는 식으로 답하곤 하는데, 이런 장사꾼 같은 심리 가지
고는 절대로 무상대도를 성취할 수 없습니다. 혹 사람의 마음도 모르는 채
넘겨짚거나 너무 무시한다고 항의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
나 진실로 그런 사람이 있으면 내가 그 사람보고 뼈가 부러지도록 절하렵
니다. 그런 사람은 참으로 귀하기 때문입니다. 불교를 믿는 데는 만승 천자
도, 곤룡포도 내버리는 그런 큰 신심이 있어야 합니다.
2. 큰 의심 불교의 근본은 자기 개발에 있습니다. 초월적인 신은 부정합
니다. 부처도 믿지 말고 조사도 믿지 말며, 석가도 필요 없고 조사도 필요
없다는 말은 불교의 근본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이 부처님이고 절대자임을 알아야 합니다. 곧 자기 자신이 영원한 생명
과 무한한 능력을 가진 사람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만 자기 개발을 완전히 할 수 있는가? 부처님께서 설
하신 팔만대장경이 있으니 그 문자만 많이 독송하면 무심삼매無心三昧를
얻을 수 있는가? 아닙니다. “널리 배워서 아는 것이 많으면 마음이 점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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