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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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며 앉아 있지 않습니까.


             1) 아난 존자   옛날 스님 네는 어떻게 공부해서 어떻게 무심삼매를 성취

           하여 도道를 이루었는가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뒤 그 제자들이 부처님이 법문하신 것을 모아 놓은 것이 경經입니다. 그 무
           렵에는 녹음기도 없고 속기速記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부처님을 삼십여 년
           동안 모시고 다니며 시봉했던 아난 존자는 부처님 말씀을 잘 기억하고 있

           었습니다. 그 총명함은 고금을 막론하고 견줄 데가 없으니 한번 들으면 영

           원토록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법문을 결집結集하는데, 대중 모
           두가 아난이 주동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윗사람인 상수
           제자上首弟子인 가섭 존자가 소집 단계에 가서 그에 반대하였습니다.




                “아난은 부처님 말씀은 잘 기억하고 있지만 실제 진리는 깨치지
                못했으므로 참석할 자격이 없다.”



             가섭 존자는 아난 존자가 아무리 부처님 말씀을 잘 기억하지만, 다시 말

           하여 팔만대장경이 모두 자기 뱃속에 있지만 아직 자기 마음을 깨치지 못
           한 봉사이므로 이 결집에 참여할 자격이 없으니 아주 나가라고 하였습니
           다. 이에 아난 존자가 애걸복걸하며 말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시면서

           ‘나의 대법大法을 가섭에게 전했으니 그를 의지해서 공부하라’고 하셨는데

           이제 가섭 사형이 나를 쫓아내면 누구를 의지해서 공부하겠느냐는 것입니
           다. 그러나 가섭 존자는 절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여기는 불법을 깨친 사
           자獅子만 사는 사자굴인데 깨치지 못한 여우가 어떻게 살 수 있느냐고 하

           면서 쫓아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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