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고경 - 2020년 11월호 Vol.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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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보살 위쪽으로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좌우 각각 네 분씩 부
           처님의 제자가 손에 지물을 든 채 독특한 자세로 본존을 에워싸고 있다.
           즉 두타제일 가섭 존자, 다문제일 아난 존자, 설법제일 부루나 존자, 신통

           제일 목련 존자, 지계제일 우파리 존자, 해공제일 수보리 존자, 논의제일 가

           전연 존자, 밀행제일 라훌라 존자 등이다. 그리고 아미타불의 두광 좌우에
           석가모니불과 세자재왕불이 그려져 있다. 석가모니불은 『정토삼부경』을 설
           한 붓다이므로 앞에 앉아서 법을 청하는 사리불 존자와 대응하는 것이다.

           세자재왕 여래는 『무량수경』의 내용과 같이 아미타 여래가 법장 비구일 당

           시 모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48대원을 세우고 48대원이 이루어지기까지
           설사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 할지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구도 정진할 때의
           붓다이다. 모두 예배를 드리거나 제자와 문답할 때 취하는 합장인을 한다.

             화면의 상단에는 시방세계에 두루 광명을 놓아 염불하는 중생을 섭수

           하여 버리지 않음을 상징하는 광명과 화신불이, 영수靈獸의 형상을 한 구
           름 위에 나타나 있다. 화면 하단 좌측에 서방 광목천과 북방 다문천이, 우
           측에 남방 증장천과 동방 지국천이 좌우 대칭을 이루며 배치되어 아미타

           후불도의 전체 구성을 이루고 있다. 형상 하나하나는 물론 색이나 선 하나

           도 우연적이거나 임의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아미타불의 원력이 시
           간·공간 속에 두루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
           음을 알 수 있다.

             아미타불의 장엄한 극락정토를 보는 것은 『무량수경』의 말씀과 같이 곧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염불삼매’라고 한다. 이같
           이 관觀하는 것을 ‘모든 부처님의 체體를 본다.’고 하며  부처님의 체를 보
           는 것은 부처님의 실상이 나타난 모습 그 자체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아

           미타후불탱을 제대로 보는 것 자체가 바로 수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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