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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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인 즐거움을 얻는 것이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임을 가르칩니다. 그것은
           곧 상대적이고 유한한 생멸生滅세계를 떠나 절대적이고 무한한 해탈解脫세
           계로 들어가 영원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일반의 종교가 갖는 목표와 꼭 같

           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상대’와 ‘유한’의 생멸세계를 버리고, ‘절대’와 ‘무한’의 자유
           세계에 가려고 노력하는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만일에 누가 서울에 간다
           고 한다면 왜 가는지 까닭부터 알고 가야지 무조건 서울만 가겠다고 나선

           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무모한 행동일 터이요, 그 사람은 모자라는 사람으

           로 취급받을 터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절대적이고 무한한 자유세계로 가
           려고 한다면 먼저 왜 가려고 하는지 그 구체적인 이유부터 아는 것이 마땅
           합니다.

             이 세상에는 천지만물이 있고, 인간은 그 모든 생물과 무생물 중에서 으

           뜸가는 존재라 하여 만물의 영장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만물의 영
           장이라고 자처하는 인간의 삶의 모습은 과연 어떠합니까? 인간은 대체로
           삶을 값어치 있게 만들기 위하여 저마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려고

           노력합니다. 더러 목표가 뚜렷하지 못한 사람도 있고 또 사람마다 목표하는

           바가 다르기도 하지만, 인간이 궁극적으로 구하는 것은 바로 행복일 것입니
           다. 그것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렇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뭇 사람들 사이에서 행복에 대한 논의가 끊임

           없이 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현실적 삶의 모습이 얼마나 행복과 가까운지는 한번 조
           용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인간이 한평생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심지어 산다는
           것조차도 짐스러울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습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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