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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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뿐더러 나이 아흔아홉이 되도록 장수하였으니 무엇 하나 부러울 것이 있
            었겠습니까?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록펠러는 만년에 이르러 위암에 걸려 죽게 되었습니다. 암이란 지금의 발

            달된 현대의학으로도 웬만해서는 고치지 못하는 병인데 지금보다 오십 년

            전인 그때에는 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갑부로서 온갖 부를 누
            렸고 또 아흔아홉 살의 천수를 누렸으니 그만하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
            을 듯싶은데도, 그는 자기가 암에 걸려 곧 죽을 운명에 놓이게 되자 도저히

            그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자기의 생명을 일 년 더

            연장시켜 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재산의 절반을 주겠다고 온 세계에 광
            고를 냈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그 광고비만도 이백만 불이나 들었다고
            합니다. 이백만 불이면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아마 이백만 불 아니라 이백

            억 불을 들인다 해도 목숨을 연장하는 이러한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을 것

            입니다. 록펠러가 낸 그 광고를 보고 의학 분야에 오래 종사한 사람들은 록
            펠러를 한 해라도 더 살려 놓으면 자기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될 것
            이라는 욕심에서 각양각색의 방법을 다 동원하고 제시하였습니다만, 결국

            록펠러는 더 살지 못하고 아흔아홉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오래 살았어도 좀더 살고 싶은 것, 이것이 인간의 본능입니다. 이
            것은 인간뿐만 아닙니다. 저 꼬물거리며 기어다니는 개미나 벌레까지도 죽
            는 것은 다 싫어합니다. 좀더 오래 살았으면, 좀더 편안하게 살았으면 하는

            욕망은 생명을 가진 생명체의 버릴래야 버릴 수 없는 본능적인 욕망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오래 살고 또 부귀와 영화를 누리며 산다 해도, 그것은 어느
            한 순간이면 끝나고 맙니다. 이 유한한 생멸의 세계에서는 그러한 사람의
            욕구는 결코 채워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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