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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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히 따르고 있다.


              부처님께 발우를 바치는 사천왕




              성도한 부처님께 땁뿟사Tappussa와 발리까Bhallika 두 상인이 공양을 올
            렸다. “과거의 부처님께서는 모두 발우를 지녔는데 나는 이제 어떤 그릇으
            로 음식을 받을까?” 그 때 사천왕이 저마다 금으로 만든 발우를 가져다 부

            처님께 드리면서 말했다. “세존께서는 오직 이 발우를 받아 상인들의 음식

            을 받으시고 우리들을 가엾이 여겨 큰 안락을 얻게 해 주십시오.”
              그때 부처님께서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출가의 법에는 이같은 금발우
            를 받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 북방천왕이 다른 천왕들에게 말했다. “옛

            날 청신천靑身天이 네 개의 돌로 된 발우를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준 일이

            있다. 돌발우를 바치려고 한다면 바로 그때이다.” 사천왕은 각자 자신의 궁
            전으로 돌아가 돌발우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바쳤다.
              “부처님께서 네 개를 다 받는 것은 출가의 법에 합당치 않지만 하나만 받

            으면 다른 천왕들이 원망할 것을 알고 각각 사천왕이 바친 발우를 받았다.

            차례대로 서로 겹쳐서 놓고 오른손으로 어루만지자 합해져 한 개의 그릇
            이 되었다. 네 개의 테두리는 그 경계가 분명히 드러났다.”
              간다라 불전 미술 가운데 사천왕이 발우를 바치는 장면(사진 5)은 경전의

            내용처럼 사천왕으로부터 받은 발우를 하나로 만들어 든 부처님이 표현되

            었다. 부처님이 든 발우 표면에 있는 네 개의 선은 겹쳐진 발우를 의미한
            다. 귀공자 모습의 사천왕은 두 손으로 발우를 들고 부처님을 향해 서 있
            다. 이 같은 귀공자 스타일의 사천왕은 무슨 이유로 무서운 모습으로 변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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