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20년 12월호 Vol.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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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께서 장차 내려가 태
어나려 하는데 우리들이 가
서 모시지 않으면 무정한 일
이니 누가 모시며 호위를 맡
을까요? 가장 훌륭한 이가
인간에 내려가서 태 안에 들
려 하니 따라 내려가 모든
악의 침입을 못하게 하고 언
제나 부축하고 지켜야겠습
사진 2. 태몽 속 사천왕.
니다.”
인도 고대 미술 가운데 도솔천에서 하강하는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는 2-3세기 경 남인도 아마라바티Amaravati 탑을 장엄했던 부조상
이 있다. 도솔천에서 설법하는 모습부터 어머니 마야의 태 속에 드는 장면
을 나타낸 것인데 이 가운데 하강할 때와 어머니의 태 속에 들 때 사천왕
이 호위를 맡고 있다.
하강 장면(사진 1)은 여러 천신들이 역할을 나누어 도솔천으로부터 내려
오는 모습이 극적으로 표현되었다. 천신들은 늘씬한 신체를 가지거나 키
작은 난장이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는 자, 일산
과 검을 들고 수호하는 자, 길을 인도하거나 코끼리를 태운 수레를 받들고
있는 자 등이 그들이다. 화면 윗부분에는 코끼리를 실은 가마를 네 명의
난장이 모습의 천신이 어깨에 메고 나아가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사천왕이
다. 위엄스러운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사천왕은 야차들을 이끄는 수장이기
때문에 야차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도솔천에서 하강하는 다음 장면은 태몽(사진 2)인데 흰코끼리는 화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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