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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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인해 소[本性]를 잃어버린 곳임을, 첫 번째 심우 게송을 통해 알 수
            있다.



                아득히 펼쳐진 수풀을 헤치며 찾아 나서니,

                물 넓고 산 먼데 길은 더욱 깊구나.
                지치고 힘없어 갈 곳 찾기 어려운데,
                단지 들리는 건 늦가을 단풍나무 매미 소리뿐.




              “수풀 우거진 광활한 들판을 헤쳐나가는 것처럼, 길도 없는 산속에서 헤
            매는 것처럼, 본심本心을 찾는 건 아득하기만 하다. 엄습해 오는 절망과 초
            조감, 들리는 건 처량하게 우는 늦가을 해질녘의 매미 소리뿐”이라는 이 구

            절은, 청정 자성을 찾는 길은 어렵고 힘듦을 표현한 것이다. 바로 그 순간

            이 오히려 진정한 탐구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래서 심우도에 그려지는 주
            인공은 소년(동자)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것은 『화엄경』 「입법계
            품入法界品」에 나오는 선재동자善財童子와도 의미가 상통된다.

              심우도는 중생 본래의 청정한 성품을 소에 비유해 마음을 닦고 찾아가

            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일단 우리가 이것을 이해하게 된다면 소
            [淸淨自性]를 찾아 떠나게 되는 것”이라고 역대의 선지식들이 말씀하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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