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21년 1월호 Vol.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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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고 근세의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이 성북동에 있는 자신의 거처를 심우
           장尋牛莊이라고 한 것은 모두 이런 의미에서이다.
             언급하였듯이 사찰을 찾았을 때 주존이 모셔진 법당의 외벽에 일반적으

           로 가장 많이 그려지는 벽화가 팔상도와 심우도이다. 심우도는 중생이 본

           래 갖추고 있는 청정한 성품을 소에 비유하여 일찍부터 선가禪家에서는 마
           음 닦는 일을 소 찾는[尋牛] 일로 간주했으며 달마도나 나한도 등과 함께 일
           반적으로 선미술禪美術로 여겨진다.

             심우도나 달마도는 내용적으로는 선적 해석을 가능케 하는 그림이라 하

           겠으나 기법면에서 반드시 선종적 특질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
           론 선승들의 필묵의 직관적인 표현을 보여 주는 그림은 그 자체로 선화禪
           畵라고 할 수 있다. 채색화나 기교를 필요로 하는 경우, 그리는 자가 직접

           적인 선 수행자는 아니나 그러한 의취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는 이심전

           심以心傳心의 심법心法에 의거하는 선의 특질을 보여 준다.
             심우도에서 소는 참 생명, 참나 그 자체를 의미한다. 소를 찾는다고 하
           는 것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신행자

           를 이끈다. 이를 열 단계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십우도라고도 부르는 것

           이다.
             심우도는 중국 송대宋代에서 그 기원을 살필 수 있는데, 보명普明과 곽
           암廓庵의 두 가지 이본異本이 현재까지 전해진다. 곽암이 심우도(사진 2)라

           한 것과 달리 보명은 그 명칭을 목우도牧牛圖(사진 3)라 하였다. 이 양자를

           비교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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