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1년 2월호 Vol. 94
P. 81

불가 간의 지성의 교류 양상이 포착되어 있다. 그리고 1914년을 기준으로
             당대 불교계 인사들의 교유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다. 박한영이 시를 사
             숙私淑한 고환 강위(1820-1884), 강화학파 학자로서 정인보의 스승인 영재

             이건창(1852-1898), 구례 출신의 우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 이들은 한

             문학에서 애국계몽기의 ‘한말사대가’에 포함되는 우국지사이다. 잡지에는
             이들과 선암사의 함명, 경운, 장기림(금봉)과 나눈 교류의 자취가 한시 작품

             을 중심으로 소개되어 있다.(장기림의  「書寧齋學士叩擎雲長老偈後」, 강위의 「曹溪
             南庵與函溟禪師戱演川頌」,  이건창의  「寶城匪所贈錦峰上人(2首)」·「梅題二絶贈別擎雲

             長老」, 황현의 「次曹溪山大乘庵韻」 등)
               이외에  김윤식과  함께  한문학사의  대미를  장식한  하정  여규형(1848-
             1921), 구례 출신으로 보이는 백겸산(낙륜), 대운 왕일칙 등은 박한영, 장기

             림과 시회를 같이한 시인, 문장가들이다. 『해동불보』의 「무공적無孔笛」은 한

             시를 수록한 지면인데, 박한영, 장기림, 김상숙, 최동식은 물론 다양한 거
             사가 참여한 시회의 결과물을 다수 수록하였다. 시회의 공간도 개운사, 봉
             은사, 강화도, 평양, 북한산성, 승가사 등 다양하다.

               1910년에 만해와 함께 임제종 운동을 전개했던 송광사 김종래와 박한영

             의 서신 교류, 추사의 아우 김명희와 초의 선사 간의 다시茶詩에 대한 박한
             영의 소회를 담은 한시(사진 5), 송광사 금명 보정과 최동식의 서신 교류 등
             은, 근대불교사에서 주목하지 않은 것이지만, 19-20세기 근대불교 지성의

             횡적 교류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가 된다.













                                                                          79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