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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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일으키는 여섯 가지 근본적 번뇌심소 중의 하나로 ‘그릇된 견해’라는 뜻
이다. 갖가지 진리[諦]와 이치[理]에 대해 잘못 이해하거나 곡해하여 자신의
견해로 내면화 한 것이 악견이다. 악견은 왜곡된 인식에 의해 ‘오염된 지혜’
이기 때문에 염혜染慧이며, ‘바르지 못한 견해’이기 때문에 부정견不正見이
며, ‘번뇌에 더렵혀진 견해’이므로 염오견染汚見 등으로 부른다. 『성유식론』
에 따르면 악견은 “모든 진리와 이치에 대해 뒤바뀌게 추측하고 헤아리는
오염된 지혜가 본성이며, 능히 바른 견해를 방해하여 고통을 초래하는 것
을 업으로 삼는다.”고 정의하고 있다.
첫째, 악견의 본성은 여러 가지 진리와 이치에 대해[於諸諦理] 사실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거꾸로 탐구하고 헤아리는 것[顛倒推求度]이다. 왜곡되게
형성된 견해는 거짓과 번뇌에 ‘오염된 지혜[染慧]’가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사성제와 같이 부처님이 설법한 진리를 잘못 이해하여 받아들이거나,
인과법因果法 등 도덕적 근간을 부정하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 악견의 작용에 대해서는 “바른 견해를 방해하여 고통을 초래하는
것[能障善見 招苦為業].”이라고 했다. 악견의 작용은 선견善見, 즉 바른 견해를
방해하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실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체가 있다고
믿고 집착하는 것 등이다. 이런 견해를 가지면 존재에 대한 집착과 번뇌가
생겨나고, 여기서 삶에 대한 고통이 수반된다.
바른 진리는 존재의 실상을 깨닫게 하여 번뇌와 집착을 제거하고, 마음
을 평화롭게 한다. 그런데 악견에 빠져 바른 이해를 등지면 그로 인해 번
뇌와 고통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악견을 가진 사람은 많은 고통을 받는
다[惡見者多受苦].”고 했다. 자신의 견해 때문에 스스로 고통 받게 되는 것이
악견의 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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